디자인 Tip

정보와 사용자 행동중심의 디자인

규리맘♡ 2010. 3. 20. 21:54
반응형

대부분의 사용자는 게으르다. 참을성도 없고, 조급하며, 때에 따라서는 사용법을 배우고자 하는 의지도 별로 없을뿐 아니라, 생각하는것 조차도 귀찮아 한다. 그리곤 쉽사리 사용하기 어렵다고 느끼며 곧장 주변 사람들에게 이렇게 내뱉곤 한다. ‘나 그거 사고나서 후회했잖아. 쓰기 불편해, 돈아까워.’ 디자이너의 노력이 무색해지는 순간이다.

Information Anxiety2의 저자 Richard Saul Warman은 “Learning is remembering what you’re interested in.”(학습은 흥미로운 것을 기억하는 것) 이라고 말한다. 바람직한 사용성을 지닌 서비스나 제품이라 할지라도 언제나 사용자에게 일정양의 학습량을 강요하기 마련인데, 문제는, 사용자들이 대체로 기억해주었으면 하는 모든 정보에 관해 흥미를 갖거나, 그래서 쉽사리 기억해주거나 하지 않는다는 데 있다. 이것이 ‘사용성’을 고려할 때 가장 밑바탕에 깔린 과제이다. 그렇기에 디자인 하는 사람의 기준과, 디자인 된 UI를 사용하게 되는 사용자의 입장은 판이하게 다를 수 밖에 없으며, 디자이너는 ‘사용자는 정보를 기억해 주려하지 않는 게으름쟁이’ 라는 가정하에 최대한의 쉬운 사용법을 생각하게 된다. 게다가 정보는 테크놀로지의 발달로 그 형태가 광범위해짐과 동시에, 한곳에 머물지 않고 점차 다각도로 흐르면서 점차 사용자에게 ‘혼란’과 보다 나은 ‘편의’, 이 두 가지 모두를 제시하고 있다.

디자이너의 손을 거쳐 사용자에게로 전달되는 ‘정보’는 인터넷과 멀타이미디어의 발달로 그 의미가 확대되었고 그것이 가지는 형태 또한 매우 다양해졌다. 사전적 의미로는 ‘정보란 어떤 사정이나 상황에 관한 소식. 또는 그 자료나 내용’ 이라고 의미를 정의한다. 필자는, 디자이너의 시각에서 정보란, 인간의 ‘지각’을 자극할 수 있는 모든 요소라고 생각한다. 정보는 소식이나 자료와는 다르다.

눈에 보이고, 귀에 들리며, 손으로 만져지는 것들 외에도 나의 지각을 자극하는 모든것들이 정보에 해당한다. 예를들면, 운전자가 운전을 할때 신호등이 가지는 색의 의미, 도로 표지판, 백미러에 보이는 뒤차의 모습과 그로 추정되는 내차와의 거리도 정보이며, 길을 걷다가 들리는 소음들 그리고 공용 화장실의 악취마저도 정보에 해당한다. 뿐만 아니라 내입에서 나가는 말, 말투, 말과 함께 취하는 제스츄어들 또한 듣는 이에게는 ‘정보’인 셈이다. 더 나아가, 내 주변인들의 표정과 그들의 습관, personality 도 나에겐 ‘정보’이다. 상대방의 표정은, 현재 상대방의 기분에 관한 정보를 나에게 간접적으로 전달해 주기 때문이다.

멀티미디어는 인간의 ‘perceptibility (지각력)’이 다양한 채널을 가졌음에 기본을 두고 있다. 그러므로 미디어는 정보를 받아들이는 우리가 가진 채널을 총동원하여 그것과 가장 가장 흡사한 형태로 정보를 전달하는데 총력을 기울인다. ‘Media Equation’ (저자: Byron Reeves, Clifford Nass)에서는 ‘Media equals human’ 이라는 - 미디어들이 사람의 흉내를 내가며 점점 닮아가고 있다.- 흥미로운 화두로 사람을 닮아가는 컴퓨터, 텔레비젼, 뉴미디어와 그것들과 communicate하는 사람에 관한 글로 서문을 열고 있다.



기계가 인간의 지각을 적극 활용하여 문자 외에도 다양한 형태로 정보전달을 시도하는것은 분명 문자 보다 효과적인 정보전달의 해결책을 제시함에 틀림이 없다. 간단한 예로, 전화를 걸기위해 모바일 폰의 버튼을 눌렀을때 들리는 효과음은 ‘버튼을 누르는 당신의 업무는 안전하게 완료 되었습니다’라는 메시지를 1초만에 청각을 통해 전달해주는 정보인 것이다. 우리가 흔히 플래쉬를 사용해 만든 웹사이트를 통해 보는 ‘Loading …’이라는 메시지 혹은 그에 해당하는 짧은 에니메이션은 ‘로딩중입니다. 기다려주세요’라는 정보 외에도 ‘당신이 방문하고자 하는 웹사이트는 현재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있습니다.’ 라는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사용자로 하여금 당황하거나 혼란스럽지 않도록, 분노를 느끼지 않고 안심하고 기다릴 수 있도록 도와주기 위한 정보이다.

또 다른 예로,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 교통카드로 교통비를 지불하면, 요금처리를 알려주는 기계음이 나오고, 이상이 있는 경우 “카드를 다시 대주시기 바랍니다.” 등의 안내 음성 멘트가 나오게 된다. 기계가 사람을 흉내내어 음성으로 지불이 처리되었음을 확인해 주는 덕에 우리는 교통비 지급이 잘 되었는지를 문자로 읽을 필요가 없고 그로인해 뒷사람을 기다리게 할 필요도 없다.

이렇듯 기계가 여러가지 형태로 정보를 전달하기 시작하면서, 정보가 가지는 의미의 영역 또한 확대되었고, 이는 새로운 테크놀로지가 쏟아내는 디지털 서비스와 정보의 홍수에 빠진 사용자가 치뤄내야 할 ‘학습량’의 무게를 덜어내는 부분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또한 별 무리 없이 그들이 접해야 하는 정보와의 관여도를 증진시키기도 한다. 즉, 멀티미디어가 확대시킨 정보의 다양한 형태는 사용성을 고려하는 디자이너들이 풀어야 할 많은 문제들에 관한 해결책을 찾을 도구들인 셈이다.

미디어와 테크놀로지의 발달로 인해 정보는 그 의미와 형태가 확대되었을 뿐 아니라 그것이 흐르는 방향 또한 점차 다각화 되고 있다. 정보가 흐르는 방향에 따라 그것을 구분해 보자면, 일방적으로 사용자에게 전달되는 정보, 사용자와 정보간에 양방향으로 흐르는 정보, 그리고 한단계 더 나아가 다각도로 흐르는 정보로 구분지어 생각해 볼 수 있겠다.


사람에게 일방적으로 전달되는 정보는 지각에 의해 인지 된후 사람이 정보를 습득하는것으로 그 목표를 다한다. 즉, 사람이 한번 접한 정보의 출처로 어떤 정보를 되돌려 보내지 않으며, 사용자는 업무처리 후 그에대한 feedback을 기대하지 않는다. 앞서 언급된 사전적 의미의 정보가 대체로 정보를 취하고자 하는이에게 일방적으로 전달되는 정보에 속한다. 회사의 로고타입, 도로표지판, 제품의 가격표, 책, 신문을 통해 전달되는 뉴스, 혹은 영상물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이러한 정보들은 장소를 달리하여 흐르지 않고 한곳에 머물며 이러한 정보를 다루는 디자이너는 정보전달의 효용성과 정확성 즉, ‘얼마나 정확하게 정보가 전달되는가’ – 쉬운 예로 가독성 (readability)을 들 수 있다. - 에 많은 비중을 두게 된다.


사용자에게 한번 전달되었다가, 사용자의 행동을 통해 다시 정보의 출처로 정보가 재전달되는 경우이다. 이 경우, 첫 번째 경우보다 더 많은 사용자의 관여도가 요구되며 mental 혹은 physical interaction (정신적, 혹은 물리적 상호작용)이 이루어지게 된다. 예를들면 가전제품을 사용할때 인간과 제품사이에서 일어나는 상호작용을 불러일으키는 정보가 이에 해당한다. 가정에서 흔히 사용되는 마이크로웨이브를 생각해보자. 마이크로웨이브에 진열 되어있는 버튼들은 사용자에게 수행가능한 업무에는 어떤것들이 있는지에 관한 정보를 제공한다. 팝콘아이콘이 그려져 있기도 하며, ‘해동하기’ 버튼이 그려져 있기도 한데, 그것이 좋은 예이다. 사용자는 읽는데 그치지 않고, 원하는 ‘업무’ (요리, 해동, 팝콘 튀기기) 등을 수행하기 위해 버튼을 누르는 행위를 함으로써 정보를 정보의 출처 즉, 마이크로웨이브로 재전달하게 된다.

정보와 사람간에 상호작용이 기대되는 정보를 다루는 디자이너가 고려하게 되는 정보전달의 효용성과 정확성은 ‘UI가 주요 기능의 사용법을 제대로 전달하고 있는가?’ 즉, ‘사용자가 메뉴얼을 읽기전에 제품의 UI를 보고 주요 기능의 사용법을 쉽게 알아챌 수 있는가?’ 를 포함한다. 이는 사용자의 사용법 학습과정에서 시행착오 횟수를 줄이는데 크게 기여하기 때문이다. 그 외에도 업무수행이 올바르게 이루어졌는가? 에 관한 정보제공 즉, 피드백에 관한 고려도 큰 비중을 차지한다.


정보는 인터넷의 발달로 그 흐름을 다각화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일정한 형태를 가지지 않게 되었다. 데이터 스스로 새로운 데이터를 낳기도 하며, 각 정보가 서로 링크되고, 여러 사용자를 거쳐 공유, 전달 되기도 한다. 더 나아가 테크놀로지의 발달로 정보는 미디어를 달리하여 전달되기도 하는데, 예를들면 내가 받은 이메일을 PDA를 통해서 확인하고, 답장을 보내면 다시 상대방은 모바일폰을 이용해 확인할 수 있는경우, 다른 정보가 다른 미디어를 통해 공유된다고 할 수 있다. 이때 전달되는 ‘정보’는 전달하는 내용은 같지만, 그것의 형태가 판이하게 다르게 사용자에게 전달된다. 만약 촬영즉시 인터넷으로 전송가능한 디지털 카메라가 출시된다면, 이또한 같은 내용의 정보가 미디어를 달리하여 전달되는 예라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유기적인 형태의 이러한 정보는 사용자에게 Dynamic sequence (여러개의 동적인 화면들)를 통해 전달되는데, Dynamic sequence의 등장으로 디자이너는 한방향으로 흐르는 정보를 다룰때 고려했던 정보전달의 정확성과 양방향으로 흐르는 정보를 다룰때 고려했던 사용자와 정보출처간의 Interaction(상호작용)을 포함해 그 외에도 수많은것들을 고려해야 한다.

정보가 유기적인 형태로 다각도로 흐르면서 사용자는 여러개의 스크린을 거쳐가며 ‘원하는 목적지(원하는 스크린)까지 길을 잃지 않고 도달하기’라는 큰 과제를 안게 되었다. 복잡한 정보구조덕분에 사용성 측면에서 수많은 문제들이 발생하게 된 것이다. 디자이너는 이 문제를 어떻게 풀것인가?
반응형